신한은행이 은행 창구가 아닌 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소비자에 대해서도 실시간 서비스 경험 조사에 나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채팅이나 화상, 일대일 쪽지 등으로 비대면 상담을 받은 고객도 은행 서비스에 얼마나 만족했는지 곧바로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은행이 비대면 상담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만족도 조사를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면 영업만 하는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이제까지 소비자가 곧바로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통로는 없었다.
전화조사보다 참여고객 3배 늘어
이는 무작위로 은행을 다녀간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한참 전에 이용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보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한 시도다. 소비자가 내킬 때, 원하는 만큼 답할 수 있는데다 40초 정도면 끝낼 수 있어 응답률도 크게 올랐다.
전화 설문조사의 응답률은 통상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굿서비스 경험조사는 응답률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사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니 참여가 대폭 늘어 연간 18만개 정도였던 고객 의견이 지난해 53만여개로 3배 늘었다"고 했다.
디지털영업부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가상 영업점이다. 최근 1년간 은행 창구를 방문한 적이 없고 디지털 채널로만 거래하는 고객들을 전담 관리한다. 디지털영업부가 관리하는 고객은 현재 약 78만 명, 7월 이후에는 전국 200만여 명으로 확대된다. 이제까지 고객만족 평가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도 은행의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즉시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비대면 상담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서비스 경험을 조사하는 것은 디지털 채널만 보유한 인터넷은행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도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소비자센터로 문의 전화를 걸어온 고객에게 통화 말미에 서비스 만족도를 물어보거나 정기적으로 옴부즈만 제도를 운영하는 식으로 고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거록 있는 시중은행들도 현재는 앱 이용자들이 남긴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의 경험과 불편을 '추정'할 뿐이다. 소비자가 앱에서 상품을 가입하다가 어느 단계에서 포기하고 나갔는지, 어떤 서비스를 검색했는지와 같은 데이터를 통해 개선점을 찾는 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불편)'를 짚어내고 개선하는 게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비대면 고객의 의견까지 실시간으로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은행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선에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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