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자신의 재판을 또 다른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버린 김명민의 교육 메소드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법을 잘 아는 법조인이 오로지 법으로 외친 정의 구현은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 사이다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첫 회는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라는 양종훈(김명민) 교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전대미문의 캠퍼스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드러난 학생들의 서사를 통해 이 질문은 끊임없이 던져졌다. 법을 교묘히 이용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법비’들로 인해 예비 법조인들이 처한 안타까운 위기는 앞으로 이들이 지켜야할 법과 정의를 일깨우는 장치가 된 것.
부검 결과 조작으로 삼촌을 죽인 살인범이 될 뻔했던 한준휘(김범), 학교 폭력 피해자인 쌍둥이 언니를 지키려다 되레 폭행죄로 기소돼 합의해야 했던 강솔A(류혜영), 검사의 부주의한 피의사실 공표로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아버지의 자살이란 비극을 목도해야 했던 서지호(이다윗), 그리고 불법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되는 걸 막으려다 되레 중상해죄로 재판을 받게 된 전예슬(고윤정)까지. 세상의 균형을 잡아야 할 법이 강자에겐 무기로, 약자에겐 돌덩이가 돼 질서를 흩트렸고, 법을 배우려 노력했던 학생들은 그런 부조리를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다.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만들지 않는 것”이 검사의 본분이라고 믿었던 양종훈은 법비들을 응징하기 위해 자신의 피의 상황을 역으로 이용했다. 무리한 표적 수사로 압박을 가하는 진형우(박혁권) 검사에게 재판에서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는 묵비권으로 판을 키운 뒤, 공판에서 보란 듯 그의 허점을 공략,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나간 것. 그 과정을 통해 법보다 법을 다루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학생들이 몸소 깨닫게 만들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발언권을 이용하며 법은 정의롭지는 않지만, 무죄추정주의, 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한 법관의 공정한 저울질만 있으면 정의로운 판결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외치며 최후진술을 마무리했다.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는 그의 마지막 외침은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동시에 법조인들의 책임감에 대한 묵직한 여운을 선사했다. 어딘가에서 노력하고 있을 법조인들을 향한 뜨거운 진심,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라던 소망을 다시금 일깨운 순간이기도 했다.
‘로스쿨’ 제작진은 “진실과 정의를 오로지 사실과 법리에 입각해 실현하겠다는 양종훈의 신념은 전예슬의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더욱 구체화될 예정이다. 그의 참교육을 받아 스승의 특별 변호에 힘을 실어줄 ‘로스쿨즈’의 활약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로스쿨’은 매주 수, 목 오후 9시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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