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소설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가 최근 한국 아이돌 그룹 계정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제재를 펼치고 있다.
22일 웨이보 측은 "전날 '비이성적으로 아이돌을 응원한 계정' 10개에 대해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30일 동안 게시물을 쓸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계정을 폭파 시킨 것.
단속 대상이 된 10개 계정은 방탄소년단(BTS) 팬 계정이 8개, 엑소(EXO) 팬 계정이 2개였다. 특히 '방탄소년단바'의 경우 팔로워 수가 121만 여명에 달했다.
해당 계정에는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의 게시물이나 활동 영상물을 올리고, 인기투표 링크 등을 공유하는 내용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보 측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게시물과 내용물이 문제가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제재 대상이 모두 한국의 인기 그룹 팬 계정인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올해 9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는 전날 아이돌 팬의 비합리적 행동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규제안은 지난 4일 중국 최대 OTT 플랫폼에서 제작한 '청춘유니' 시즌3에서 투표권을 얻기 위해 우유를 사서 그냥 버리는 '우유 낭비'가 지적되면서 이뤄지게 됐다.
국내에서도 투표 순위조작으로 폐지된 '프로듀스101'을 베껴 만든 '우상연습생'의 시즌3 버전인 '청춘유니3'는 아이치이 일반 회원에게는 하루 1표, 유료 회원에기는 하루 2표의 투표권을 줬다. 또한 단독 협찬사인 우유 브랜드의 뚜껑에 투표 코드를 인쇄해 복수 투표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 때문이 일부 극성 팬들이 우유 사재기에 나섰고, 투표권 코드가 인쇄된 뚜껑만 챙기고 우유를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유를 전문적으로 고용된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버려진 우유는 27만 병으로 추산되고 있다.
CAC의 규제안은 '깨끗하고 똑똑하게'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아이돌 팬들의 과도한 '팬심'으로 불거지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막고, 연예 산업과 관련해 혼돈이 오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예기획사와 관련한 공식 팬클럽 활동, 온라인 활동 등에 규제가 있으리란 관측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K팝 인기를 찍어 누르려는게 아니겠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웨이보 측은 이번 10개 계정 규제에 대해 "CAC의 요구에 따라 건전하고 깨끗한 팬클럽 생태를 만들기 위해 '웨이보 팬클럽 생태 건강 특별행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이성적인 응원에 대해서는 규정을 위반한 모금행위, 악의적인 마케팅 계정의 가짜뉴스, 연예인을 인신공격하는 안티팬 등으로 규정하고 집중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팬계정 삭제와 함께 상호비방 관련 게시물 2307개를 정리하고, 악의적인 마케팅 관련 계정 12개 및 안티팬 계정 80개를 제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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