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운용, 좀 더 과감해져라…연금저축 펀드 고려할 만

입력 2021-05-23 17:12   수정 2021-05-24 00:37

‘박스피’로 불리던 코스피(KOSPI)지수가 최근 3000을 넘어섰고,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그동안 무관심하게 방치해오다 막상 성적표를 받아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은 2019년 연 11.3%, 2020년에는 연 9.7%의 운용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개인연금 수익률은 각각 연 3.05%, 연 4.18%로 낮았다. 퇴직연금은 이보다도 낮은 연 2%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주식시장의 놀라운 수익률에 비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는 탓이다.

개인연금은 원래 은퇴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목적으로 가입하지만, 금액이 많지 않고 수익률이 낮아 대부분의 가입자가 퇴직 후 일시금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은퇴자를 위한 ‘3층 연금’ 가운데 하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 1%대도 되지 않는 정기예금 금리 수준과 2%대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자산을 까먹고 있는 셈이다. 하루빨리 이 상황을 타개해야만 은퇴 자산을 늘리는 지름길이 된다.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적절한 수준의 위험을 부담하고 이를 잘만 관리하면 포트폴리오 전체적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오래전 개인연금 저축 상품에 가입한 고객 가운데 채권으로만 운용되는 연금신탁 가입자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향후 주식형 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펀드를 담을 수 있는 연금저축 펀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연금저축 펀드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으로만 운용할 수도 있다. 시기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의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더욱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을 비교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증시가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우월했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실적은 국내 증시가 더 우수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은 역설적으로 망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주식시장과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 위험 관리에 나서보자. ‘낮은 순자산, 부족한 노후 대비’의 악순환을 끊고 ‘높은 순자산, 충분한 노후 대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보자. 개인연금으로 스타트를 끊어보면 어떨까.

김진호 < KB WM스타자문단·골든라이프노원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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