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 제출한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혁신 성과를 엿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커지는 상장 기업의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의 올 1분기 매출에서 에너지 소재 부문 비중이 44.2%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22.5%)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생석회 등을 판매하는 라임화성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컸지만 올 1분기부터는 2차전지 소재 부문이 본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포스코케미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가 넘어 2차전지 소재주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하고 있다. 향후 꾸준한 증설을 통해 소재 부문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C도 마찬가지다. SKC의 모빌리티 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18.1%로 작년 1분기 10.8%에서 급증했다. 동박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SKC가 증설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SKC 목표주가 평균은 17만5500원 수준으로 현 주가보다 30% 이상 높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매출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LG화학의 1분기 배터리 매출 비중은 43.7%로 한 해 전 31.8%에서 한 계단 더 높아지면서 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2.6%에서 5.7%로 커졌다.
효성티앤씨는 코로나19 여파로 홈트레이닝 등의 수요가 늘면서 신소재인 스판덱스 매출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5.2%에서 올 1분기 20.1%로 증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도 신사업 매출을 늘리고 있다. 네이버는 핀테크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1.9%에서 올 1분기 14.0%로 높아졌다. 카카오는 플랫폼 부문 매출 비중이 지난해 1분기 50.9%에서 올 1분기 53.1%로 늘었다. 카카오의 플랫폼 부문에는 카카오T 등 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결제 사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들도 변화가 엿보인다. 내연기관 부품주들이 전기차 관련주로 속속 변신하면서다. 다만 전기차 관련 부품 매출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어 간접적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모비스는 1분기 보고서에서 “올 1분기 국내 매출은 전동화 부문 물량 증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2% 늘어난 1조8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전기차에 공급하는 부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열관리 시스템 업체인 한온시스템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생산하는 만도 등도 전기차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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