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청라국제도시 주민으로 이뤄진 ‘GTX-D 인천시민추진단’은 23일 인천 청라호수공원에 모여 “김포뿐 아니라 인천공항에서도 D노선이 출발해 경기 하남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노선 변경을 촉구했다. 경기 김포·인천 검단 시민 400명도 지난 22일 인천 원당동 일대에서 D노선의 강남~하남 연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의 검단·김포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 지역 주민은 자신의 지역구 의원에게 항의 전화,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18원’ 후원금을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의원들은 지역 주민의 민심 이반을 감지하고 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의원 6명이 단식투쟁까지 거론할 정도”라며 “이호승 정책실장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17일 김포도시철도 열차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화해 “4차 국가 철도망 계획이 시간이 걸리는데 인색할 필요가 있느냐”며 해결을 촉구했다. GTX-D 노선을 강남까지 직접 연결해야 한다는 지역 주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GTX-D가 원안(김포~하남 노선)대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원안은 경기도가 지난해 자체 용역을 거쳐 국토부에 제출한 건의안을 말한다.
지역 주민 기대와 달리 국토부는 GTX-D를 강남까지 직접 연결하는 것은 사업성과 공익성 모두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안은 10조원대에 이르는 비용에 비해 수요가 제한적이고, 공익성 측면에서도 공항철도, 2호선, 7호선 등과의 중복 문제를 고려하면 사회적 편익이 작다는 평가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GTX-D 노선은 수조원이 투입될 광역교통망 사업으로 국가 대계 사업”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논란처럼 정치권 반발에 따라 개발 계획이 변경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범진/양길성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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