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으로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백신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호혜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 등 한국 4대 기업은 현지에서 394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회담을 측면 지원했다. 한·미 동맹의 지평이 기존 군사·안보 분야에서 경제·기술 분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반도체, 친환경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는다. 군사·안보 위주이던 2017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간 정상회담 결과와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양국 간 협력은 미국에 의존적인 군사·안보 분야와는 달리 호혜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상호 보완적 투자를 약속했고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6G), 데이터, 바이오 분야 등에서는 공동연구와 전문가 교류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19조1675억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한·미 기업들은 상호 협력 방안을 줄줄이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경제동맹 체결이 기업들의 공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SK이노베이션의 진출로 첨단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동맹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일으켜세워 대미 투자에 대해 고마움을 직접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바이든 신행정부와의 첫 번째 정상회담은 양국이 굳건한 경제동맹을 확인하는 데서 출발했다”며 “반도체, 배터리 등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임도원 기자/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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