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19년 2426억달러(약 273조원)에서 내년 3640억달러(약 41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클라우드 서비스 중 SaaS 시장은 4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구독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방식이 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빨라진 것이다.
통상 SaaS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완성형으로 꼽힌다. 저장 공간, 네트워크 장비 등 물리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려주는 ‘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IaaS)’, 미들웨어와 운영체제(OS)까지 제공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과 달리,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까지도 지원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돕는다. 신청만 하면 원하는 프로그램을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시장 확대로 인해 반작용도 생겨났다. 지난해 클라우드 업체 블리스풀리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당 동일한 SaaS의 중복 결제는 평균 3.6개에 달했다. 결제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수도 2.6개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SaaS를 구독해놓고 유휴 상태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진 셈이다.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들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낭비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고, 자동화를 통해 인공지능(AI)이 사람 대신 SaaS 사용량을 관리하게끔 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업체 베스핀글로벌의 클라우드 운영 자동화 플랫폼 ‘옵스나우’가 대표적이다.
옵스나우는 클라우드 자원 관리와 비용 최적화, 모니터링, 장애 알림을 통합한 서비스다. 자원 관리 기능 ‘핀옵스’, 장애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얼럿나우’, 종합 보안을 제공하는 ‘섹옵스’ 등이 한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SaaS로 낭비될 수 있는 클라우드 자원을 합쳐서 관리하는 개념이다. 여기에 AI를 활용한 이상 비용 탐지기능이 클라우드 과다 사용 지점을 분석하고 비용 절감을 돕는다. 베스핀글로벌은 옵스나우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옵스나우를 쓰지 않을 때보다 평균적으로 비용을 30%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핀테크 기업 고위드는 SaaS의 결제내역을 관리하는 플랫폼을 내놨다. 지난 3월 선보인 ‘사스트랙커’는 데이터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SaaS 결제를 자동으로 분석한다. 정기적으로 결제되는 일정과 금액, 불필요한 서비스의 해지 필요 여부도 알려준다. 오는 7월에는 지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종 기업에서 사용 중인 SaaS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항기 고위드 대표는 “불필요한 지출을 유도하는 SaaS 경비를 감소시켜 기업의 효율적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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