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와 뜨거운 볕도 골퍼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다. 더위를 이겨내는 골퍼들을 겨냥해 전국 골프장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링크스코스와 합리적인 가격, 전문 캐디 서비스 등은 골퍼들의 '도장깨기'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2인 카트로 페어웨이까지
지난달 2일 막을 내린 올 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은 팽팽했던 경기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광이 골프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스 너머로 보이는 영암호와 토착 수종이 빚어내는 풍경, 대회 내내 선수들을 애먹이며 재미를 더한 강한 바람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링크스코스의 매력을 한껏 선보였다.사우스링스 영암은 지난해 9월 KLPGA 투어 팬텀클래식, 10월 휴앤케어 여자오픈을 연 데 이어 올해 KLPGA투어 메이저대회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지방 명문 코스로 자리잡았다. 영암호 담수를 끼고 있어 물 공급이 충분하고 바람이 강해 건조가 잘 되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코스를 양잔디(벤트그래스)로 깔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곳에는 상주하는 캐디가 없고 2인용 카트를 운영한다. 캐디피 없이 카트비만 1인당 1만원을 부담하면 된다. 극성수기 주말에도 15만~16만원(카일필립스 코스 4인 기준)이면 18홀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김상진 대표는 “캐디가 없는 대신 2인용 카트가 페어웨이까지 진입할 수 있고 코스를 자동으로 감지하며 이동해 골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사우스링스 영암은 올해 안에 서울, 수도권 골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목포역과 직통으로 연결하는 셔틀버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수도권과 골프장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마련해 수도권 골퍼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프로 캐디에게 필드레슨·서비스 한번에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CC는 포천IC에서 3분 거리에 있다. 서울 강남은 물론 잠실, 경기 고양, 일산 등에서도 40분 안팎이면 닿을 수 있어 여름철 야간 라운딩을 즐기는 직장인 골퍼들이 선호하는 골프장으로 꼽힌다.프로캐디가 제공하는 원포인트 레슨은 포천힐스CC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회원, 티칭프로 자격을 갖춘 10명 안팎의 캐디가 상주한다. 일반 캐디피보다 5만원 선의 추가 비용을 내면 캐디 서비스와 함께 라운드 중 원포인트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저렴하고 실속있는 필드레슨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야간 라운딩에는 프로 지망생들이 캐디로 나선다. 정식 프로가 아니어서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도 일반 캐디보다 전문적인 코칭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포천힐스CC는 최근 테일러메이드코리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글로벌 골프용품 업체가 국내 특정 골프장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이례적이다. 포천힐스CC 내 파3 홀에서 홀인원을 할 경우 테일러메이드 공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다양한 협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6·12·15…홀 구성 선택지 넓어져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는 국내 골프장 문화를 주도해온 곳이다. 이제는 다른 골프장에서도 볼 수 있는 홀 중간 무료 붕어빵, 아이스크림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곳이 여기다. 자칫 라운드의 흥이 꺾일 수 있는 대기시간에 유쾌한 이벤트를 제공해 대기시간마저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왔다. 겨울에는 붕어빵과 어묵을 선보이고 더위가 시작되는 5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는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여름철 야간 라운드를 처음 선보인 곳 역시 스카이72CC다. 바다코스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야간라운드는 주중에 골프를 즐기기 어려웠던 직장인들이 퇴근 이후 라운드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해 ‘대박’을 쳤다.대부분의 골프장이 야간 라운드를 시행하는 지금, 스카이72CC는 다시 한번 차별화된 상품을 내놨다. 정규라운드 시간 이후 해질 때까지 추가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트와일라이트’ 요금제다. 전체 18홀을 다 돌지 못하더라도 이용한 홀 수만큼 그린피, 카트피, 캐디피를 정산하면 된다. 하늘코스와 오션코스에서 즐길 수 있다.
오는 9월 개장하는 경북 경주 천북면 ‘루나엑스’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6개 홀 코스를 선보인다. 내장객이 9홀, 18홀 라운드에 얽매일 필요 없이 짧게는 6홀, 길게는 24홀까지 즐길 수있다. 출근 전 새벽이나 퇴근 이후에 6홀만 돌 수 있고, 18홀 라운드를 다 돈 뒤 남는 아쉬움을 6홀 추가로 달랠 수도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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