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코스피, 외국인 매도에 하락마감…원전 관련주는 강세

입력 2021-05-24 16:00   수정 2021-05-24 16:15



코스피가 외국인 매도에 하락마감했다. 지난 주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이차전지·백신 관련 협력 방안이 구체화됐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 이상의 내용이 없어 증시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사전에 주목받지 못한 원자력발전(원전)과 우주항공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12포인트(0.38%) 내린 3144.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혼조세를 보였고, 이후에도 주로 보합권에서 머무르다, 오후 1시께부터 지수가 흘러내려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승을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기업) 실적이 잘 나오지만, (시장에 추가로) 감동을 줄만한 실적 개선이나 전망치 상향이 나오진 않고 있다”며 “올 상반기엔 (한·미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있었는데, 거의 소진된 상태이다 보니 상승 동력을 찾기 힘들고 이는 관망세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이 증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실제 나온 한미정상회담 결과로부터) 자극받을 만큼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태”라며 “(지수가) 더 올라가려면 더 자극적 재료가 나와야 하느데, 예상 가능한 수준의 결과가 나오니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날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349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67억원 어치와 506억원 어치를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847억원 매도 우위였다.

주요 업종은 혼조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업, 통신업, 보험, 은행, 음식료품, 기계, 섬유·의복 등은 올랐지만, 의료정밀, 종이·목재, 의약품, 철강·금속, 전기전자, 비금속광물 등은 하락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한미공동선언에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 내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원전 관련주인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이 각각 5.29%와 4.68% 올랐다.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가 합의됐다는 소식은 LIG넥스원(9.75%), AP위성(6.94%), 한국항공우주(3.81%), 한화시스템(3.75%) 등을 밀어 올렸다.

모더나 백신의 완제품 생산을 하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바백스와 백신 개발·생산에 힘을 합치기로 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장중에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락전환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0.93%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26포인트(1.79%) 내린 948.37로 마감됐다.

기관이 607억원 어치 매물을 쏟아내며 코스닥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69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개인만 홀로 679억원 어치를 샀지만, 지수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이치엘비만 올랐다. 하락 종목 중에서는 제넥신, 알테오젠,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씨젠 등의 낙폭이 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0.10원(0.01%) 오른 1127.10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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