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지난달 25일 오전 1시 9분께 마지막으로 웹 검색을 한 뒤 인터넷·앱 사용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모(22)씨 실종 이후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내역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1시 9분이 마지막 사용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손 씨 아버지는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후 기자들의 연락이 많이 왔다. 모친과 카톡을 하고 배달 앱으로 주문한 것도 1시 9분 이후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손 씨 아버지는 "그래서 증거들을 보냈고 이후 몇몇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추가됐다"면서도 "확인해보니 대부분의 기사는 '경찰 포렌식 결과 손 씨 휴대전화는 1시 9분 이후 사용기록이 없다고 돼 있었다'며 시간을 늘리고 줄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지만 사실과 다르게 보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손 씨 휴대전화의 사용 기록과 관련해 "손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지난달 25일 오전 1시 9분께 마지막으로 웹 검색을 한 뒤 인터넷·앱 사용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자동 동기화 또는 백그라운드 앱 실행 등으로 데이터 통화내역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씨 아버지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한강에서 삼겹살을 시켜 먹은 시각은 1시 12분이며 손 씨가 어머니와 "한강에 있다", "술 조심하고 재밌게 놀아" 등의 대화를 주고받은 마지막 시간이 1시 24분이었다.
경찰이 사실과 다른 발표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통화, 문자, 메신저 송수신 내역은 인터넷, 앱 사용 내역과 분리돼 관리된다"며 "카카오톡 등의 메시지는 당일 오전 1시 24분께 손 씨가 어머니에게 보낸 것이, 통화는 오전 1시 33분께 쿠팡이츠 배달 기사에게 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부연했다.
네티즌들은 "조사 과정을 지켜보자니 화병이 날 지경이다", "아들 키우고 있는데 만약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겼는데 이런 상황이 될 거라 생각하면 아찔하고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정확하지 않은 브리핑으로 혼선만 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새벽 무렵 한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 수영을 하는 것을 봤다는 낚싯배 목격자들의 증언을 최종 확인 없이 발표해 그가 손 씨로 생각되게끔 하기도 했다. 7명의 낚싯배 목격자들은 새벽 시간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는 것으로 생각됐다면서도 위험한 상황으로 파악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손 씨 아버지는 이와 관련해 "목격자의 존재도 황당하지만 새벽에 옷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와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다가 오전 4시 30분께 깨어나 손 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홀로 귀가했다.
이후 자신의 부모와 함께 한강공원에 돌아온 A 씨는 손 씨를 찾지 못하자 그의 가족에게 연락했고 달려온 손 씨 부모에게 당일 오전 5시 40분께 손 씨 휴대전화를 돌려줬다.
경찰은 이 사건을 둘러싸고 확산하는 가짜뉴스와 관련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우선으로 하되 가짜뉴스 관련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관련 고소·고발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거듭되는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에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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