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91주년을 맞이한 부산 대표 향토기업 대선주조(대표 조우현·사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주조원료를 기부해 동종업계의 연이은 동참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에는 신제품 ‘다이아몬드’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인한 알코올 품귀 현상에 주목하고 긴급 논의를 거쳐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주조원료 기부를 결정했다. 국내 방역용 알코올은 생산·취급업체가 한정돼 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방역용 알코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선주조는 기부를 위해 관련 행정기관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협의한 끝에 국내 최초로 주류제조용 원료 용도변경 허가를 받았다. 부산지방국세청은 주류원료의 용도를 변경한 사례가 국내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유통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가 비상사태 해결에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 대선주조의 기부 제안을 신속히 받아들였다.
대선주조는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주조원료 132t을 부산시 16개 구·군과 대구시, 울산시에 기부했다. 대선주조가 기부한 방역용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제조용 주정을 알코올도수 70도로 희석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소독활동에 사용됐다.
대선주조는 의료용 알코올 주조원료도 기부했다. 지난해 3월 병원 내 의료도구 등의 소독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알코올 20t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의료기관에 전달했다. 의료용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제조용 주정을 용도에 맞게 알코올도수 75도로 희석했다.
알코올 주조원료 기부에 이어 방역소독 활동에도 나섰다. 대선주조 임직원은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포함한 공공시설물에 방역소독을 해 코로나19 원천 봉쇄에 힘썼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휴원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양산의 사립유치원과 외국인 유학생이 다수 재학 중인 부산지역 대학에서 긴급 방역소독을 했다.
손소독제 배부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위생에도 신경 썼다. 대선주조 임직원은 시민들이 간편하게 휴대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손 전용 소독제 19만 개를 부산지역에 배부했다.
이 같은 활동은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객 대면 판촉을 중단하는 대신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를 도와 빈틈없는 방역체제 유지에 힘을 보탰다.
대선주조의 행보는 다른 지역 소주업체들의 동참도 이끌어냈다. 대선주조의 기부 소식을 접한 10여 개 주류업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19 극복 기부 활동에 참여했다. 알코올 주정과 방역물품 전달, 성금 기부 등의 후원이 이어졌다. 방역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선주조는 지난 3월 신제품 다이아몬드를 출시했다. 다이아몬드 소주의 도수는 16.9도다.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청량하고 투명한 맛을 깔끔하게 표현했다. 다이아몬드에 첨가된 감미료 에리트리톨은 과일 또는 발효식품에 포함된 당알코올로 칼로리가 거의 없고 깨끗함과 청량감을 한층 높여준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다이아몬드는 출시 27일 만인 지난 3일 누적 판매량 100만 병을 넘어섰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지난 90여 년간 성원을 보내준 시민들에게 보답하고자 위기 극복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이아몬드에 많은 성원을 보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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