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욕실 배수구에 부쩍 쌓인 머리카락을 보고 걱정이 생긴 박모씨(30)는 온라인에서 D브랜드의 탈모샴푸를 구매했다. 그는 “최근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정수리에 머리숱이 줄어 예방 차원에서 주문했다”고 말했다. 20~30대 ‘탈모 포비아’족이 늘면서 탈모방지용 샴푸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 40~50대 중년 대상이던 탈모 샴푸 고객층도 20~30대 여성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반인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탈모 치료 방법은 탈모방지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다. 탈모 치료 비용은 프로그램에 따라 월 20만~40만원 정도다. 모발 손실이 심해 이식하는 경우 3000모를 기준으로 적게는 300만원에서 1000만원을 호가해 비용 부담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탈모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기능성 샴푸는 총 26개다. 15개 제품이 작년과 올해 인증받을 정도로 최근 기업의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탈모방지용 샴푸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홈쇼핑은 최근 샴푸 관련 방송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샴푸 중 탈모 완화 기능을 가진 샴푸가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탈모 치료제로 쓰이는 프로페시아처럼 모발을 직접 자라게 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각질 제거 등을 통해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탈모방지용 샴푸 점유율 1위는 ‘TS샴푸’를 제조하는 TS트릴리온이다. 탈모 시장이라는 잠재력이 큰 틈새 시장을 일찌감치 파고들어 성공을 거뒀다. 전체 매출의 약 70%가 TV홈쇼핑을 통해 나온다. 최근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 제조사도 탈모 시장에 뛰어들면서 TS트릴리온 독주체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출시해 3년 만에 누적 판매 1100만 개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세를 보였다. 두피 유해균과 유익균의 균형을 유지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접목한 ‘마이크로바이옴 제네시크7’과 48시간 동안 샴푸 향기가 지속되는 명품 향수향의 ‘애틱트’ 라인이 주력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두피 스킨케어 샴푸인 ‘라보에이치’를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인정받은 카페인과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담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탈모방지용 샴푸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판매 감소 문제에 직면한 화장품 업체에 주어진 새로운 기회”라며 “중국 시장까지 시야를 넓히면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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