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표는 25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히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아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여당 대표가 정부의 정책기조를 정면 비판한 건 송 대표가 처음이다.
송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임금 인상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주거비와 교육비를 줄여 실질적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가능한 것”이라며 “근로장려세제(EITC) 등 일하는 사람에게 돈을 더 보태주는 방식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년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보다 여러 인프라를 마련해줘야 한다”며 “기회의 평등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가 보증을 통해 전세보증금 대출 이자에 평균 연 2%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 대표는 “임대료만큼은 2.7% 금리로 빌릴 수 있는 ‘누구나 보증’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국민 세금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가처분소득을 늘려줄 방안”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게 매겨지는 대출 이자를 임대차보증금에 한해서는 차별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전세보증금 대출 年 2.7% 금리로…저신용자들에도 차별없이 지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 중 하나인 공공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일시적으로 돈이 없을 때는 살 수 있지만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은 주택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낙인 효과도 있고, 여건이 나아지면 (임대주택에서) 떠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임대주택은 보조적 수단이고 자기 집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누구나집’은 집값 일부가 있으면 일정 기간 거주 후 분양가에 살 기회를 주는 혁명적인 방법”이라며 “공급부문 대책으로 당 부동산 특위에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세보증금을 연 2.7%의 금리로 빌릴 수 있도록 국가가 보증하는 안에 대해서도 “낮은 신용등급의 서민은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도 금리가 (연) 6~10%까지 올라간다. 은행이 대출할 때 신용등급을 보면서 사람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실수요자 대책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라고 했더니 빚 내서 집을 사라는 소리냐고 비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빚을 안 내고 집을 사는 사람이 있느냐”며 “제 문제의식은 빚이 문제가 아니라 이자가 문제고, 떼일 염려 없는 전세 주택 등에 대한 이자의 차별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오형주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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