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률이 0%인 로봇은 없다. 만약 뜨거운 음식을 서빙하던 인공지능(AI) 로봇이 넘어지거나, 골프 카트를 운전하던 로봇 캐디가 오작동해 사고를 낼 경우 보험 처리를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으로선 아무도 답을 모른다. 국내엔 서비스형 로봇이 낼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 상품이 없어서다. 기술이 발달해도 실제 서비스 현장에 로봇 도입이 느렸던 이유다.
KT와 DB손해보험이 AI 서비스 로봇 전용 보험상품을 공동 개발한다고 26일 밝혔다. 전날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에서 열린 업무협약(MOU) 체결식에는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 류석 DB손해보험 상무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서비스 로봇 보험을 가입·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사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실제 경험을 분석해 보험상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KT는 DB손해보험이 다음달 말 국내 최초로 출시할 에정인 ‘AI 서빙로봇 서비스형 상품’의 영업배상 보험에 가입한다.
로봇과 관련된 기존 국내 보험상품은 공장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에 한정돼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세가 더 큰데도 그렇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작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5년부터는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외식업계, 호텔, 골프장, 영화관 등에서 서비스용 로봇을 도입하려는 수요가 크지만 적절한 보험 상품이 없다는 이유로 주저하는 사례가 많다”며 “좋은 보험상품을 선보여 고객 만족을 높이고 로봇 산업도 키우는 데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