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누가봐도 與 편향…검찰총장감 아니다"

입력 2021-05-26 18:06   수정 2021-05-27 01:18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 시절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사건을 수임한 것을 두고 “해당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변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정·관계 연루 의혹이 불거진 바 있어 김 후보자의 수임 논란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검찰이 라임 사건을 수사할 당시 김 후보자가 수사 현안을 보고받을 수 있는 법무부 차관직에 있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차관으로 퇴임한 후 로펌에서 고액 자문료를 받은 것을 두고 ‘전관예우’를 언급하며 김 후보자를 강하게 질타했다.
라임·옵티머스 변론 집중 포화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날 연 청문회에서 “변호사 시절 라임 사건과 옵티머스 사건 각각 2건을 변론했다”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라임이나 옵티머스를 운영하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변론을 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라임과 옵티머스 관련 변호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재차 질문하자 “라임 관계자들은 전혀 모르고, 옵티머스 펀매사들을 변론하거나, 변론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떤 취지로 변호했는지에 대해서는 “변호사법상 비밀유지 의무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밝히지 않았다. 다만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그런 얘기를 한다면 수사와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변호사로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업무를 수행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현재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평가하는가”라는 질의에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고,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지 않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법무부 차관직에서 퇴임한 뒤 법무법인 화현에 고문변호사로 재취업했다. 이때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을 최소 4건 수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변호사로 근무하던 8개월 동안 월평균 240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전관예우란 지적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고위직 출신으로서 변호사를 했다는 부분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경력에 비춰 봤을 때 전관예우로 보기에 크지 않은 월급인 것은 맞다”고 변호했다.
해소되지 않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도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누가 봐도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다”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보다 나을 뿐, 검찰총장감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청와대 민정수석, 감사원 감사위원 등 주요 요직의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리며 ‘친정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향해 제기된 정치적 중립성 논란과 관련해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정치적 중립성 관련 논란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모든 검사가 선호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이전 정부(이명박 정부)에서 지냈고, 검사장 승진 역시 이전 정부(박근혜 정부)에서 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와 함께 검찰 내 대표적 ‘친정부 인사’로 꼽히는 이성윤 지검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질의를 쏟아냈다. 김 후보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 지검장의 직무배제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건을 살펴보지 못했다”며 “취임하면 적절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 자신도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서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른바 ‘검찰개혁’ 일환으로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 직제개편안과 관련한 논쟁도 펼쳐졌다. 해당 직제개편안은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는 게 골자다.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이 검사는 누구든 수사할 수 있도록 한 법령을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후보자는 “법률에 위반되는지는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청문회장에선 김 후보자 아들의 취업 청탁 의혹도 제기돼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아들의 취업과 관련해 부정 청탁한 적이 없다”며 “아들의 취업이나 학업에 대해서 참 저는 무관심한 아빠”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 아들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자부품연구원(현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 지원하면서 입사지원 서류에 아버지 직업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라고 드러내 논란이 됐다.

안효주/남정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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