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배수지, 신민아….
최근 아웃도어업체들이 발탁한 광고 모델들이다. 광고에서 이들은 모두 버려진 페트병에서 섬유를 뽑아낸 업사이클 소재로 만든 제품을 입고 있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옷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K2,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4대 아웃도어업체는 이들을 겨냥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옷을 판매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는 지난해부터 친환경 제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영원아웃도어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내놓은 재활용 나일론으로 만든 ‘눕시’(쇼트패딩)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는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소위 ‘뽀글이’라고 불리는 플리스는 포근한 감촉에 가볍고 관리가 쉬운 옷으로 인기를 끌었다. 재킷 1벌에 66개 페트병(500ml)을 재활용해 제작했다.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페트병을 잘게 잘라 칩 형태로 만든 뒤 가공 과정을 거치면 일반 섬유처럼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뽑아낼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일반 섬유 옷에 비해 비용이 1.5배 정도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효성티앤씨 등 섬유업체와 의류업체가 친환경 소재 개발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F&F의 디스커버리는 작년 하반기 친환경 신발과 가방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 등산화 버킷디워커V2는 출시 3개월 만에 12만 켤레가 판매됐고, 초경량 백팩으로 불리는 라이크에어 가방은 4만 개 팔려나갔다. 버킷디워커V2에는 친환경 폴리우레탄이 적용됐다. 라이크에어 가방은 안감을 페트병 재활용 소재로 제작했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올해 상반기 생산하는 친환경 소재 의류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늘렸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자 재고를 확보해놓은 것이다. 하반기에는 이 규모를 더 늘릴 예정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그린티 컬렉션’도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린티 시리즈는 재활용 플라스틱, 재활용 페트병, 100% 오가닉, 자연분해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다.
블랙야크의 친환경 제품으로는 ‘BAC치악3티셔츠’와 ‘BAC설악3티셔츠’가 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섬유에 냉감 기술을 적용한 긴팔, 반팔 티셔츠다. ‘BAC운악2재킷’ ‘M가디언트레이닝재킷’에는 세균 걱정 없이 주머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항균 가공된 ‘안심주머니’를 적용했다. 두 제품 모두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섬유를 사용했다. 블랙야크는 페트병을 모아 매장에 가져오면 옷으로 바꿔주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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