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은 그동안 ESG 관련 펀드에만 ESG 등급 기준을 적용해오다가 이달부터는 일반 공모 주식형 펀드에도 ESG 요소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일반 주식형 펀드 편입 종목의 70% 이상을 ESG 등급 ‘BB’ 이상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ESG 펀드가 아닌 일반 펀드에도 ESG 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국내 운용업계에선 최초다. 신한자산운용은 일부 그룹주·중소형주 펀드 등 스타일펀드를 제외한 16개 펀드에 이 같은 ESG 등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2005년부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 등 펀드에 ESG 평가 기준을 접목해 15년 이상 노하우가 쌓인 덕분이다. 신한자산운용은 더 정교한 ESG 평가를 위해 외부 자문사 및 내부 리서치를 활용해 ESG 스코어링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최근엔 신한자산운용의 ESG 투자 청사진을 담은 ‘ESG블루프린트’도 발간해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ESG 운용전략, 운영체계 등 다양한 ESG 관련 투자 정보가 담겨 있다.
지난해 10월엔 자체 핵심 유니버스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 SRI 펀드 투자 종목 등에서 총 242개 기업을 선정해 기업 운영에 ESG를 고려해줄 것을 요구하는 주주서한과 질의서를 보냈다. 앞서 미국에선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기후위기·지속가능성 등을 화두로 연례 서한을 내놔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한국에선 신한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신한자산운용은 기업들에 기후 정보 공개와 탄소 정보 공개(CDP), TCFD 지침 준수 등을 요구했다. 주주서한에는 “기후 리스크에 대처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시장은 갈수록 회의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탄소 감축 노력을 경영 정책에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그렇지 않은 기업의 비중은 차츰 줄여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질의서를 통해 사업장 운영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권거래제에 따른 배출권 할당량,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참여 여부 및 녹색사업 현황 등에 관해 물었고, 101개 기업에서 응답을 받았다.
신한자산운용은 전통자산뿐 아니라 대체투자 영역에서도 ESG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1호 정책형 뉴딜 인프라펀드를 출시해 친환경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운용 역량을 인정받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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