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美 소매금융 철수"…씨티 이어 금융권 지각변동

입력 2021-05-27 14:45   수정 2021-06-26 00:01

영국계 대형 은행인 HSBC가 미국의 소매금융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씨티그룹이 지난달 한국 등 13개국의 소매금융에서 발을 빼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은행들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HSBC는 26일(현지시간)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내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은 “향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및 국제금융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HSBC의 미국 내 지점 148개 중 90개가 문을 닫게 됐다. 이 은행은 종전 소매금융 업무를 미국 내 시티즌스 은행 및 캐세이 은행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자산 이전 기준 시점은 지난 3월 말이다.

총 80개 지점 및 80만여 명의 고객은 시티즌스 은행, 나머지 10개 지점 및 5만여 명의 고객은 캐세이 은행으로 각각 이전된다.

지점 매각은 내년 1분기 종료될 예정이다. 총 1억달러 규모의 이전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게 은행 측 추산이다.

HSBC는 나머지 지점의 규모를 35~40개로 줄인 뒤 일부를 국제 거점형 자산관리 센터로 바꿀 방침이다. 소매금융 사업에서 손을 떼지만 은행 잔액이 7만5000달러 이상인 고객에 대해선 한층 강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 국제금융 업무 역시 지속할 예정이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미국 내 소매금융 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규모를 갖추지 못했다”며 “기업 및 고액 자산가를 전 세계 다른 시장으로 연결하면서 우리의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대형 금융사인 씨티그룹은 지난달 한국 중국 호주 등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업무에 주력하기로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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