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교수는 의대 본과에 재학 중이던 1973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서울 변두리 쪽방촌 진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8년간 무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1977년부터는 서울 금천구, 영등포구 무료 진료소인 ‘전진상의원’ ‘요셉의원’과 성북구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을 매주 2회 이상 번갈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고 교수는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데 힘쓰고 있다. 48년간 고 교수에게 무료 진료받은 환자는 1만5000명이 넘는다. 고 교수는 “무료 진료 봉사를 통해 느끼는 보람과 기쁨이 40년 넘게 자발적으로 이곳으로 나를 이끌면서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사도우미, 식당 일, 목욕탕 운영 등을 통해 평생 모은 전 재산 4억3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노판순 씨(81·오른쪽)도 LG 의인상을 받았다. 노씨는 2019년과 2020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3억3000만원을 쾌척했다. 올해 4월에는 군산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1억원을 기부했다.
노씨는 군산시에 있는 작은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고 있다. 경로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급식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근검절약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노씨는 “나는 몸 뉘일 방 한 칸만 있으면 되니 여생 동안 어려운 이웃을 더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사회에 귀감이 될 만한 선행을 한 시민’으로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147명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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