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겨냥 돈풀기?…문 대통령 "내년까진 확장재정 기조 유지해야"

입력 2021-05-27 18:00   수정 2021-05-28 01:16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마지막 해인 내년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3월에 이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연내에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재정 건전성 우려를 무시한 채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돈풀기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장불평등을 완화하고 분배를 개선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이 막중한 시점”이라며 “필요하다면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 운영 방향과 관련된 최고위급 회의로, 내년 예산안을 포함해 2025년까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는 자리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당·정·청 핵심 관계자가 참석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은 돈 풀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경기 회복이 불균등한 가운데 청년과 여성의 구직난이 계속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난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이에 따라 고용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에 초점을 맞춘 추경이 하반기에 한 차례 이상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고 일축했다.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의견이 있지만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재정 투입에 무게를 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건전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2017년 18조5000억원이던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는 올해 12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는 660조2000억원에서 965조9000억원으로 불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36.0%에서 48.2%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재정 집행을 통한 일자리 지원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가운데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우려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경기 회복 국면에 추경까지 편성해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며 “특히 경제적 효과가 미미한 재난지원금을 선거 직전에 푸는 방식이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확장재정을 지속하려면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어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정의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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