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다. 23년 만에 여는 구찌의 럭셔리 플래그십스토어는 어떤 모습일까. 28일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한남동에 연 ‘구찌가옥’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도 북적였다.
구찌가옥은 명품숍이지만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놀이에 초점을 맞췄다. 1970년대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메탈릭한 타일과 창백한 조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타일은 모든 층에 설치돼 있었다. 명품숍이라기보다는 전시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1층엔 구찌가옥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한국 전통 ‘색동’ 문양에서 영향을 받은 한정판 지갑과 ‘가옥’(GAOK)이라는 문자가 적혀있는 핸드백 등 주요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건물을 관통하는 나선형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남성을 위한 공간이 있다. 파란색 조명이 있어 차분한 느낌을 주는 이곳에선 다양한 남성 제품을 만날 수 있다. VIP를 위한 위스키바도 마련돼 있다. 3층엔 국내에 처음으로 여는 구찌의 프리미엄 주얼리 매장이 있다. 여성을 위한 살롱과 함께 박승모 작가의 작품이 진열돼 있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했다.
마지막 4층에 올라가면 팝 밴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축하곡이 흘러나온다. 최신 컬렉션 제품들과 젠더리스 상품들이 진열돼있다. 구찌의 식기 세트와 같은 다양한 가구도 국내 매장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구찌가옥은 한국적인 것에 포인트를 뒀다. 1호점 청담 플래그십스토어가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 것과 차별화했다.
명품업계에선 구찌가 새 플래그십스토어로 매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찌는 한국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 매출은 감소세다. 작년 구찌 매출은 1분기 23.2%, 2분기 44.7%, 3분기 8.9%, 4분기 10.3%씩 줄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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