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결론 못냈는데…송영길은 '자기 정치'

입력 2021-05-28 17:15   수정 2021-05-29 01:07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약 두 달 만에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대상을 공시가격 기준 9억원까지 확대하고, 무주택 서민의 주택담보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 우대율을 최대 20%포인트 확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매물 잠김’ 논란이 일었던 주택 임대사업자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청년·신혼부부 주택 1만 가구를 추가로 짓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은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7일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서 1가구 1주택자들에게 정작 중요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유동수 의원은 “다음달까지 입법을 못하면 현행대로 과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취임 한 달을 앞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취임한 송 대표는 “앞으로 모든 정책에서 당이 주도권을 쥐겠다”고 공언했다. 곧바로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세제 완화에 소극적이던 진선미 의원에서 김진표 의원으로 교체했다. 노무현 정부 경제 부총리 출신인 김 위원장은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적 조세저항’을 수습하려면 징벌적인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부동산특위의 세제 완화 논의가 ‘부자 감세’ 논쟁으로 옮겨 붙자 송 대표의 의지가 확연히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문(친문재인)’ 일색인 당 지도부에서 “특위의 부동산 정책은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강병원 최고위원)라는 반발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송 대표는 민감한 부동산 세제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송 대표는 ‘누구나 집’으로 화제를 돌렸다. 누구나 집은 집값의 6~10%만 내면 나중에 분양전환이 가능한 임대주택으로 송 대표가 인천시장 시절 고안했다. 지난 25일엔 국가 보증을 통해 신용도와 관계없이 전세대출 이자를 연 2.7% 수준으로 낮추는 ‘누구나 보증’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송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부동산 세제 개선과 공급대책 등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자기 브랜드(누구나 시리즈) 정책까지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특위가 내놓은 대책에는 송 대표 요구에 따라 1만 가구 규모의 누구나 집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특위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당내 강경파와 청와대의 반대로 표류하는데도 송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라도 직접 당내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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