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기업인 포스코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달성을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최대 도전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불가피한 철강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선언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대형 용광로 생산체제에 기반하고 있는 아시아 철강사로는 처음으로 탄소중립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어서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했다는 평가다.
특히 포스코는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로 에너지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원료로 대체하고, 2단계에는 스크랩(철강 부산물) 활용 고도화와 CCUS 적용, 3단계에서는 기존 직접제강법(FINEX) 기반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수소 환원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탄소중립 제철 공정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혼자서 해낼 수는 없고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산업계, 정부, 투자자 모두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t 규모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t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공정 가운데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 역량 강화는 물론 그린수소 유통 및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t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블루수소’를 50만t까지 생산하기로 했다. 동시에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수소로 그야말로 깨끗한 수소이고, 블루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하는 수소지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방법이다. 또한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 분야에서도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상용화되면 최대 연간 370만t의 그린수소가 필요하니만치 수소 최대 수요업체이자 생산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또 지난 3월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원장 유성)과 3자 간 ‘수소분야 연구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해 운송한 뒤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그린수소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호주 최대 전력·가스기업인 오리진에너지와 ‘호주 그린수소 생산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포스코는 암모니아 수소 추출 기술개발 협력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참여 등 지속적인 수소 사업 추진을 통해 그린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 가치사슬 기반을 마련하고, 수소 저장 및 운송용 강재와 솔루션을 개발해 관련 인프라 구축도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