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하나銀 수천억 손배소 '변수' 등장

입력 2021-05-30 18:13   수정 2021-05-3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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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수탁사인 하나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구상금 청구 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재판이 소송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 사건의 책임 대부분을 NH투자증권 측이 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최종 사실로 밝혀지면 하나은행도 만만치 않은 책임을 져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소장 내용의 기초가 된 것은 금융감독원의 통보였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지급준비계좌 ‘고유자금’으로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을 막는 등 불법적 개입을 했다는 내용을 검찰에 통보했다. 펀드 환매 요구가 들어오면 사실상 환매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나서 옵티머스를 지원했다는 내용이었다. 옵티머스 피해가 더 커지게 하나은행이 역할을 했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하나은행이 ‘수탁 중인 다른 펀드자금’을 이용해 옵티머스펀드 환매대금 92억원 상당을 돌려막기 하는 데 가담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다른 펀드에 들어가 있는 고객 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하나은행은 이와 관련,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환매자금 일부가 입금되지 않자 마감처리 업무를 위해 은행 내부 관리시스템인 증권수탁시스템상 전체 미운용 자금 수치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펀드 돌려막기 등 불법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공소로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소송전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일반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총 지급액은 2780억원이다. 단순한 피해보상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가진 권리와 책임을 원금을 주고 사오는 방식을 택했다. 피해 당사자가 돼 소송을 하겠다는 취지다. 소송가액은 3000억~4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이 소송의 명분으로 내건 내용이 이번 공소장에 포함됐다.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직원 조모씨 등에 대한 사기 방조 혐의가 적용된 것. 그동안 NH투자증권은 “수탁은행이 제대로 된 채권을 매입하는 의무만 이행했어도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제안서의 내용과 운용지시 내용이 명백히 다름에도 사모사채를 편입했다”는 NH투자증권 주장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다툼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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