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맞수' 네이버 vs 카카오, 8조 K팝 팬덤시장서 대격돌

입력 2021-05-31 17:19   수정 2021-06-01 02:48

글로벌 K팝 팬을 겨냥한 플랫폼 경쟁이 뜨겁다. 뜻이 맞는 국내 기업들이 서로 손을 맞잡는 등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다. 강력한 동맹 전략을 펼치고 있는 ‘네이버와 하이브(옛 빅히트) 연맹’을 ‘엔씨소프트와 카카오 연합’이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31일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 1월에 내놓은 K팝 콘텐츠를 유통하는 앱 ‘유니버스’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800만 건을 넘어섰다. 이용자 수(MAU)는 330만 명 이상이다. 서비스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태국, 필리핀 등 134개국으로 늘었다. 이용자 해외 비중이 83%에 달한다. 유니버스는 K팝 팬의 커뮤니티 활동을 중심으로 K팝 가수의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온라인 콘서트 관람, 독점 영상, 아티스트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이 주요 콘텐츠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카카오를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카카오 산하 엔터테인먼트업체에 소속된 가수가 속속 유니버스에 입점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몬스타엑스와 우주소녀, 크래커엔터테인먼트의 더보이즈 등이 유니버스를 통해 팬과 만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K팝 콘텐츠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일종의 지식재산권(IP)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라며 “카카오 소속 가수도 수입 다각화를 위해 팬 커뮤니티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음원 유통 서비스 멜론은 지난 4월부터 유니버스와 연동하기도 했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선 네이버와 하이브 연합이 압도적이다. 네이버는 동영상 유통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에 처음으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했다.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와 잇따라 제휴를 맺고 각각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 브이라이브 글로벌 이용자 수는 3000만 명을 넘겼다. 경쟁 관계였던 네이버와 하이브는 지난 1월 ‘혈맹’을 선언했다. 네이버는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4119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비엔엑스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위버스’는 47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팬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합할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빅히트와 K팝을 중심으로 시작된 팬덤 문화가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유럽, 남미 등 세계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K팝 IP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등 인기 가수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빅히트가 자체 제작해 위버스로 유통한 BTS 온라인 콘서트(MAP OF THE SOUL ON:E)는 191개국, 99만3000여 명이 관람했다. 티켓 판매액만 491억원에 달했다. 하이브는 국내 팬덤 시장 규모만 7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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