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미디어혁신 특위를 가동했다. 검찰개혁 강경파 의원들이 대거 특위에 합류하면서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언론 손보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미디어혁신 특위는 31일 국회에서 발대식을 열고 향후 활동방안을 논의했다. 미디어혁신 특위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기존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이날 특위에서는 당내에서 검찰 힘빼기를 주도해 온 강경파 의원들이 다수 합류했다. 강성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법사위 소속 김종민 의원과 김용민 최고위원, 김남국 의원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김승원 민형배 최혜영 한준호 의원 등 검찰개혁 지지 여당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들도 포함됐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언론사들은 언론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걸맞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정파를 넘어 허위·조작 정보다 혐오 표현을 일삼는 언론을 더는 언론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은 "언론개혁은 중요한 주제인데도 여러 개혁 중에서 뒷순위로 밀렸다"며 "미디어혁신 특위가 지치지 않고 여러 과제를 제대로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향후 특위에서는 가짜뉴스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포털 개혁, 언론사 지배구조 개선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민 의원은 "미디어혁신을 이야기라는 것은 보수·진보나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언론과 사법이 중심을 잡아야 공통된 사실을 기반으로 공론을 펼칠 수 있는데 그것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이 언론 혁신과 언론 개혁을 목표로 TF를 구성한 것을 두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거스른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언론 장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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