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마지막 LG폰이 될 'LG 벨벳2 프로(코드명: LG 레인보우)'를 추첨제 형식으로 판매키로 했다. 전날 진행된 선착순 판매에서 많은 직원이 몰리면서 사내 임직원몰 사이트가 마비됐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사내 임직원몰을 통해 LG 벨벳2 프로 3000대를 19만9000원의 가격으로 추첨제로 판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만 이와 관련 사내에 구체적인 일정 등은 아직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전자는 전날 오전 9시부터 라이프케어(임직원몰)에서 LG 벨벳2 프로를 판매하려 했다. 다만 판매가 개시되자 임직원몰엔 약 1만5000여 명이 몰리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정상적으로 판매를 진행하지 못한 LG전자는 결국 판매 일정을 미뤘다.
LG전자 임직원몰은 이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금일(지난달 31일) 오전 9시 판매 예정이었던 LG 벨벳2 프로는 시스템 폭주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향후 판매 계획에 대해서는 재안내 드리겠다"고 밝혔다.
LG벨벳2 프로는 지난해 5월 출시된 'LG 벨벳'의 후속작이다. 개발 과정에선 레인보우란 명칭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지난 4월 모바일 사업 종료를 발표하기 이전 확보된 부품으로 제조돼 물량은 총 3000대 수준이다.
LG 벨벳2 프로는 전작과 비교하면 가격이 5분의 1 수준이지만, 스펙(사양)은 크게 높아졌다. LG전자에 따르면 LG 벨벳2 프로는 퀄컴의 최신형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이 탑재됐다. 저장 용량은 128GB, 램(RAM)은 8GB다. 화면은 6.8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카메라 스펙도 준수하다. LG 벨벳2 프로 후면에는 6400만 화소 메인·1200만 화소 초광각·800만 화소 망원 등 3개 카메라가 장착됐다.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다. 배터리 용량은 4500mAh다. 후면 카메라 디자인은 LG 벨벳의 '물방울 카메라'와 유사하게 세로로 1자 배열됐다.
다만 LG 벨벳2 프로는 프리미엄 폰임에도 방수·방진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도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LG 벨벳2 프로는 LG전자 외 타 계열사는 구매할 수 없고, 구매한 임직원도 양도는 직계가족에게만 가능하다. 재판매도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AS(사후서비스)는 제품 출하일로부터 무상 6개월, 유상 2년간 보장된다. 유상 수리 시에는 불량 원인, 증상과 관계없이 동일한 수리비용(15만4100원)이 청구된다. 분실 및 파손 보험 가입 역시 불가능하다.
LG전자가 LG 벨벳2 프로 판매에 추첨제를 도입한 건 이처럼 플래그십(전략) 제품치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갖춘 데다 LG전자가 내놓는 마지막 스마트폰, 즉 유작이라는 '희소성'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LG 벨벳2 프로와 함께 출격을 앞뒀던 롤러블폰인 'LG 롤러블'은 한정 수량으로 사내 고위 임원들만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벨벳2 프로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상에서도 뜨겁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해당 제품을 검색해보면 수십 건의 게시글이 검색된다. 구매 희망가는 30만원대부터 최대 200만원에 달한다. LG전자 스마트폰 팬 카페인 'LG 모바일 사용자카페'에는 "타 계열사 직원인데도 너무 갖고 싶다" "LG전자 직원 가족에게 구매를 부탁해보려 한다" "LG 벨벳과 스펙과 가격이 차이가 나서 아쉽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7월 모바일 사업에서 완전 철수한다. 통신사업자 등 기존 거래선과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휴대폰 생산은 최근 모두 종료됐다. 기존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은 LG전자 내 타 부서 및 타 계열사로 인원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고, 기존 해외 공장의 생산라인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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