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투자는 흔히 '연말 보너스'로 통한다. 연말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1년에 한 차례 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이 대부분이라서다. 배당 권리락에 따른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6월 반기배당 종목을 통해 '여름 보너스'를 노릴 수 있는 종목들도 있다. 최근 변동장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 중 안정적인 배당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8~2020년 최근 3년 연속 2분기 배당을 실시한 종목은 29개다.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SK, 하나금융지주, 한온시스템, 쌍용C&E, KCC, 미원상사, 한국단자, 인탑스, 위닉스, 대교, 한솔제지, KPX케미칼, 그린케미칼, KPX홀딩스, 청담러닝, 리드코프, 대화제약, 진양홀딩스, 신흥, 씨엠에스에듀, 까뮤이앤씨, 삼양옵틱스, 삼화왕관, 진양산업, 동양고속, 지에스이 등이다. 작년 2분기 배당금은 1주당 최대 1000원이었다.
기업들은 배당 전 주주명부 기준일 등을 미리 공시한다. 이를 투자 참고자료로 삼을 수도 있지만 배당 공시가 나온 뒤엔 이미 주가가 상승세에 접어들기 마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한온시스템, 삼양옵틱스 등은 일찌감치 6월 말 주주명부 기준으로 7월 중간배당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공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이들 종목 주가는 각각 4%, 1.5% 올랐다.
공시 전에 배당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건 과거 배당 이력이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온시스템, 쌍용C&E 등은 매 분기 배당을 실시해 대표적 배당주로 꼽힌다. 이밖에 SK텔레콤, SK. 하나금융지주, KCC 등은 최근 3년 연속 2분기, 4분기 1년에 두 차례 배당을 실시했다.
다만 해당 종목의 연간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실적 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SK, 하나금융지주, 한온시스템, 쌍용C&E, KCC, 미원상사, SNT모티브다. 안 연구원은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종목들은 6월 한달 동안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기업보다 수익률이 좋았다"고 말했다. 쌍용C&E의 경우 작년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이 5%가 넘는다.
올해는 작년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반기 호실적이 이어진 만큼 배당 확대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기말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게 주당 3000원을 지급해 25%가량 배당액이 축소됐었다. 안 연구원은 "기업들은 돈을 벌면 배당도 조금씩 늘려왔는데, 올해 기업들의 순이익은 2010년과 2017년처럼 10점 만점에 8점을 넘어섰다"며 "다수 업종의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은행권의 중간배당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앞서 은행권에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는데 이 권고안의 효력이 이달 30일까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테이퍼링(유동성 축소)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배당주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CNBC는 최근 ‘올여름 시장 불확실성을 이겨낼 배당주’로 필립모리스, 머크, 록히드마틴, 존슨앤드존슨, ADM, 에머슨일렉트릭, 맥도날드, VF코퍼레이션, 이튼, 에어프로덕츠, 퀄컴 등을 꼽았다.
NH투자증권은 매달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꾸려주는 '미국주식 월 배당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출시하기도 했다. 예컨대 시스코 시스템즈(1,4,7,10월 배당), AT&T(2,5,8,11월 배당), 화이자(3,6,9,12월 배당) 등 3개 종목 매수를 통해 매월 배당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식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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