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엘사이언스, 탈모시장 공략…미세전류 기술 두피케어기 개발

입력 2021-06-01 17:20   수정 2021-06-02 00:40

사람의 몸에는 50㎂(마이크로암페어) 안팎의 미세전류가 흐른다. 가정용 콘센트에서 나오는 전류의 30만분의 1 수준이다. 미세전류는 세포를 깨우고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 광학테크기업 아이엘사이언스가 최근 내놓은 두피케어기 ‘폴리니크’는 이 같은 미세전류를 탈모 예방에 활용한 제품이다. 실리콘렌즈와 결합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에서 빛을 내뿜어 모발 뿌리를 둘러싼 모낭세포의 대사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미세전류를 흘려보내 모낭세포를 활성화하는 원리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사진)는 “모낭세포가 활성화되면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밀도가 줄어드는 탈모 진행이 늦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피부과학연구소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폴리니크를 사용한 피시험자들의 두피 미세혈류량이 61% 증가하고 모발 굵기가 9.96% 두꺼워지는 등 탈모 관련 주요 항목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폴리니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가정용 의료기기 수준에 해당하는 ‘클래스 투’ 인가를 받았다. 유럽통합규격인증(CE)도 획득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원래 실리콘렌즈 생산 기술을 개발한 업체다. 실리콘렌즈는 플라스틱렌즈와 비교해 빛 투과율이 20% 이상 높다. 내열성이 강해 장기간 사용해도 그을음이나 변형이 없다. LED 조명과 실리콘렌즈의 결합은 99% 이상의 광 효율을 구현했다.

2015년 실리콘렌즈 기술개발 이후 송 대표는 수익구조 다변화를 고민했다. 그는 “실리콘렌즈의 사용처는 다양하다”며 “하나의 나무에서 수많은 나뭇가지가 뻗치듯 실리콘렌즈를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연구했다”고 했다. 송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해 몇몇 기업에서 LED 조명을 이용한 미용의료기기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기존 제품들은 플라스틱렌즈를 사용하다 보니 발열이 심해 두피에 열감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실리콘렌즈를 적용한 LED 조명을 사용하면 효과가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해 탈모용 제품 개발에 나섰다.

탈모 인구는 국내에만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폴리니크는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작년 말 시제품 출시 3개월 만에 20억원의 판매가 이뤄졌다. 지난 1분기에는 홈쇼핑 채널에 입점했다. 4월부터는 전국 가전제품 매장 등 오프라인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아이엘사이언스가 폴리니크 판매로만 16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리콘렌즈 납품 및 전기용역사업 등과 종합하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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