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테러범죄 자문위원인 신승민 큐비트시큐리티 대표(사진)는 “타깃형 랜섬웨어 사고를 막으려면 네트워크라는 특정 분야에만 매몰된 기업들의 보안 의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찰청이 위촉한 침해사고 분야 민간 전문가 5명 중 1명이다.
신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해킹 침투를 인지하는 시간과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을 아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IBM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해킹 침투를 인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23일로 나타났다. 대응까지는 평균 78일이 걸렸다.
그는 “해커가 기업을 타깃으로 정하고 랜섬웨어 공격을 할 때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수십 일의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기업들은 해킹 침투를 인지하고 대응하는 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사용하는 보안 솔루션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방화벽, 웹방화벽, 침입차단시스템(IPS), 데이터유출방지(DLP) 등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보안’과 안티바이러스, 엔드포인트보안(EDR) 등의 시스템이 속하는 ‘호스트 보안’이다. 각각 전산망과 디바이스 자체를 방어한다는 게 약간 다르다. 신 대표는 전통적 솔루션으로 꼽히는 네트워크 보안으로의 ‘쏠림 현상’이 해커들에게 침임 경로를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들은 네트워크 보안 개념에 익숙한 데 비해 호스트 보안은 백신 프로그램 하나 설치하면 방비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인식을 수년째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공격 동향은 네트워크를 뚫는 게 기본인 데다 비대면 근무 등으로 호스트 보안이 크게 취약해진 상황이어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복잡해지는 해킹 수법에 대응하려면 두 가지 분야 모두에서 꼼꼼히 방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EDR이든 안티바이러스 시스템이든 자신에게 적합한 호스트 보안을 구비하고, 운영체제(OS)와 웹에서 형성되는 침입 로그를 모아 상관분석을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타깃형 랜섬웨어를 막아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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