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인사' 밀어붙이는 박범계, 檢 고위간부 줄사표 어디까지…

입력 2021-06-01 18:29   수정 2021-06-02 00:18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에 맞춰 검찰 고위 간부들의 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고검장급 간부들의 추가 사표도 전망되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큰 폭의 검찰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연수원 23기), 오인서 수원고검장(23기), 조상철 서울고검장(23기), 고흥 인천지검장(24기)이 연이어 사의를 밝혔다. 배 연수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했다.

오 고검장은 검찰 고위급들이 줄줄이 걸려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를 지원하며 후배 검사들에게 가해지는 외압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김학의 사건 수사와 관련,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 판단을 미루고 있다.

간부들은 검찰을 떠나면서 진행 중인 이른바 ‘검찰개혁’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배 연수원장은 “갈수록 치밀해지는 부패, 경제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대응 역량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고, 검찰의 수사 인프라는 계속 약화됐다”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 등 공분을 야기하는 대형 사건에 검찰의 대응 공백이 초래되는 게 과연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오 고검장은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 개혁을 거론하는 현시점에서도 교각살우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봐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직의 반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 조직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여기에는 경제·식품·의료범죄 등 분야별 전문 수사 역량을 갖춘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제한하고, 수사를 개시할 때는 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 간부들이 추가로 사표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박 장관은 인사적체를 언급하며 고검장과 지검장급을 구분하지 않는 ‘탄력 인사’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이를 두고 “고검장급에 망신을 줘 찍어내려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배 연수원장 등의 사표로 현재 공석인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자리는 총 12자리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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