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인구 100명당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4월 말 기준 27%로 세계 주요 권역 가운데 미국(4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백신 보급 확대와 함께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수요도 튼튼하다. 특히 유럽 기업 600개를 모은 유로스톡스 600지수 중 56%가 경기민감주식이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반등폭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재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제조업의 핵심인 자동차와 기계의 역외 수출 증가 기대감도 커졌다”고 했다.
국내 투자자도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유럽 주식은 지난달 28일 기준 총 16개국 9억5034만달러(약 1조541억원)어치다. 지난해 말(3억4859만달러)에 비해 급증했다. 독일 주식 보유액이 4억5825만달러로 가장 많다. 영국(2억393만달러), 프랑스(2억141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는 개별 종목보다 지수나 업종을 추종하는 ETF가 더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유럽 내 ETF에 대한 관심을 높일 때”라고 설명했다.
가장 포괄적인 ETF는 ‘아이셰어 MSCI EMU ETF(EZU)’다. 유럽 주요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반도체 노광장비 회사인 네덜란드 ASML(4.95%), 프랑스 LVMH(3.75%), 독일 SAP(2.69%)와 지멘스(2.33%) 등이 포함됐다. ‘뱅가드 FTSE 유럽 ETF(VGK)’도 유럽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데, EZU보다 상위 기업 비중이 작다.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2.54%) 비중이 가장 높다. 유럽의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유로스톡스 50 ETF(FEZ)’도 대표적인 유럽 ETF다.
최근 유럽 내 금리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가 걱정된다면 유럽 은행주를 매수할 만하다.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수록 이자수익 비중이 높은 유럽 은행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ETF로는 유럽 은행주들을 추종하는 ‘아이셰어 유로스톡스 뱅크 30-15 UCITS ETF(EXX1)’ 등이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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