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늘고 영업익 줄어든 게임사들

입력 2021-06-02 17:54   수정 2021-06-03 02:19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임금 인상 러시가 지난 1분기 게임사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에 비해 인건비는 두 자릿수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상장 게임업체 9곳의 2021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올 1분기 9개 게임사의 인건비 총액은 4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급여, 퇴직급여, 주식보상비용, 복리후생비를 더해 산출한 결과다. 이 기간 직원 총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직원 수 증가보다 인건비 증가폭이 컸던 것은 개발자 인건비 인상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분석 대상은 KRX K-뉴딜 게임지수 구성종목 10개 중 인건비 세부내역을 공시하지 않은 넵튠을 제외한 9개사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NHN, 더블유게임즈, 웹젠, 위메이드 등이다. 9개사 중 더블유게임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1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게임업계가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나서면서 줄줄이 직원 연봉을 인상한 결과다. 반면 영업이익은 4239억원에서 3017억원으로 28.8% 감소했다. 순이익은 4061억원에서 3291억원으로 18.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인건비 증가와 실적이 반비례하는 건 아니었다. 9개사 중 인건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카카오게임즈(51.1%)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2.9%, 67.5% 늘었다. 인건비가 줄어든 더블유게임즈의 순이익 증가율(23.4%)을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게임업계 실적이 부진했던 건 인건비 부담뿐 아니라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신작 출시가 지연된 게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신작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넷마블은 오는 10일 ‘제2의 나라’를, 엔씨소프트는 이달 말께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를 출시할 예정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이달 ‘언데드월드’를 미국 지역에 내놓는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5% 줄며 올초 100만원이 넘던 주가가 최근 8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출시한 트릭스터M의 흥행과 블소2 기대감에 증권가에서 매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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