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국민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며 삼성전자의 과감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 이 부회장 사면이 본격 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한 오찬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건의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가 지난 4월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던 것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에게 재차 사면을 건의했다.
김 부회장도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해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총수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2~3년이 중요하다”며 사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방향타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기업 역할에 대해서 고마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4대 그룹이 함께해준 덕분에 한·미 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방미 성과를 많이 낸 데 대해 정말 축하드린다”며 “우리도 굳건한 (한·미) 동맹에서 경제 관계가 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와 별도로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도원/강영연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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