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억씩 올라"…읍면리 소형 아파트까지 5억 찍은 화성

입력 2021-06-02 21:38   수정 2021-06-03 09:35

경기도 화성시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기존에는 동탄2신도시나 수원과 가까운 브랜드 아파트들이 상승했지만, 이제는 읍면리 단위까지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2분기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봉담읍 상리 'e편한세상 신봉담'의 전용 59㎡는 지난달 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3월만 하더라도 3억원대였던 매매가는 4월에 4억원대에 거래되더니 이제는 약 5억원으로 뛴 것이다. 매달 1억원씩 상승한 셈이다. 작년 5월부터 10개월여간 3억원대에서 집값이 등락을 나타내다가 상승세에 올라탔다.

단지 내에 A공인관계자는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들이 많았고, 집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매물이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898가구인 이 아파트에서 나와있는 매물은 10여개에 불과하다. 전용 59㎡의 호가는 최고 5억3000만원에 달한다. 전셋값과 매매가가 같이 뛰다보니 거래가가 비슷해지기도 했다. 지난 2월에 계약된 최저 매매가는 3억2500만원(1층)이었고, 같은달 계약된 최고 전셋값은 3억1000만(19층)원이었다. 층이 다르고 최고와 최저간의 비교이긴 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3개월새 1억씩 오르는 집값…전세가도 동반상승
전세로 살고 있다는 김모씨는 "입주 당시(2019년 9월)에는 나홀로 아파트나 마찬가지인 분위기다보니 전셋값이 1억원대로 나올 정도로 쌌다"며 "이제는 교통호재 얘기도 나오고 주변에 아파트 분양도 하면서 택지지구다운 모습을 갖추다보니 인기가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세계약을 갱신하면서 화성시에서 신규 분양을 노릴 예정이다.

일대에서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봉담읍 와우리의 '봉담센트럴푸르지오'는 일찌감치 5억원(전용면적 84㎡)을 넘겼다. 지난 3월 5억500만원에 매매계약이 나오더니, 지난달에는 5억1300만원, 5억2500만원 등의 계약이 잇따라 체결됐다. 연초만 하더라도 4억원 초반대를 나타냈지만, 2~3개월 새 훌쩍 올랐다.


e편한세상 신봉담이 자리한 봉담2지구는 조성중에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1004가구에 달하는 '힐스테이트 봉담'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기존의 LH아파트에 소형, 임대아파트들이 대단지로 자리하고 있다. 학교도 이미 개교를 한데다 2019년부터 중흥건설이 분양한 아파트들은 2023년부터 준공될 예정이다.

봉담2지구가 있는 수도권 제 2고속도로 봉담IC 주변은 공사판이 따로 없을 정도다. IC주변으로 봉담1지구(4863가구), 효행지구(1만1794가구), 동화지구(2420가구), 내리지구(4034가구), 와우지구(5718가구) 등이 조성되고 있다. 이들 지구들을 합치면 일대에는 5만가구 이상의 새로운 주거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화성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업계 관계자는 "경기도권에서 가점이 낮아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곳이 화성"이라며 "새 아파트에서 전세로 거주하면서 청약당첨을 노릴 수 있는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봉담읍을 비롯해 향남읍, 남양읍, 태안읍에는 택지지구들이 집중 조성되고 있는데다 분양가는 3억~4억원 수준"이라며 "주변에 개발계획도 있다보니, 2030들이 미래가치를 보고 분양이나 매매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대에는 어천역 KTX직결사업,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공청회 개최에 신분당선(호매실~봉담)사업 등의 개발계획들이 있다. 이러한 계획들이 실현된다면, 미래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동탄2신도시 보다는 청약문턱이 낮고 규제도 덜한 조정대상지역이다보니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도시개발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이 화성시에 거주중이기만 하면 된다. 거주의무도 없다보니 입주시에 전월세를 통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리단위 아파트까지 '청약열풍'…4인 최고점, 69점 잇따라 등장
화성시의 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이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로또 아파트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웬만한 가점으로는 당첨이 어렵다보니 기존의 새 아파트를 찾아 외곽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청약시장도 덩달아 뛰고 있다. 경쟁률과 당첨가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다른 분양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가 전국적인 관심을 모르면서 화성시 무주택자들이 청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면서 "동탄2신도시보다 조건이 덜 까다롭고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을 찾다보니 외곽까지 청약이 들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해봐도 화성시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2019년 봉담2지구 중흥S클래스(B2)는 774가구 모집에 154건이 접수되며 0.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이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분양된 봉담2지구 중흥S클래스2차 B1블록과 B1블록은 각각 7.23대 1, 7.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쳤다.

최근 GS건설이 봉담읍 동화지구 A-3블록에서 선보인 ‘봉담자이 라피네’의 경우 389가구 를 모집하는 1순위에 8592명이 몰리며 평균청약경쟁률 22.09대 1을 기록했다. 당첨 가점이 48점부터인데다 평균 가점이 50점을 훌쩍 넘었다. 여기에 청약을 받은 12개의 주택형 중 7개 주택형에서 최고 가점이 69점이 나왔다.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으로 여겨진다. 무주택자 고점의 통장들이 최근 화성에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향남이나 태안에서는 당해지역 1순위에서 미달이 나거나 배정물량이 있어서 경기권 1순위 통장도 접수가 가능한 상황이다. 당첨자들의 가점도 30점대가 있을 정도다. 화성향남 상신지구 A1-1블록 향남역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와 태안3지구 우미린 센트포레가 이러한 경우다.

수원에서 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임모씨는 "수원에서는 보통 가점으로는 아예 당첨은 꿈조차 꿀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봉담이나 향남같은 지역이 예전에는 외곽이었지만, 이제는 새 아파트들로 또다른 중심지가 된다는 확신만 있다면 내 집 마련을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화성=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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