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굴리는 거물 펀드매니저, 전직 모델과 성폭력 진실공방

입력 2021-06-03 14:18   수정 2021-06-03 14:22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 때문에 500조원을 굴리는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리언 블랙이 전직 모델과 성폭력 관련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러시아 출신 전직 여성 모델 구젤 가니에바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 블랙이 자신을 근거 없이 비난했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앞서 가니에바는 지난 3월 블랙이 가학적인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블랙은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반박했다. 특히 블랙이 자신의 폭로에 대해 ‘돈을 뜯어내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자, 이를 두고 소송을 제기했다.

가니에바는 자신이 20대 초반이던 2008년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블랙을 만났고, 블랙이 일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으며, 성폭행과 추행이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랙은 가니에바와 6년 동안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이미 상당한 돈을 건넸다고 반박했다.

블랙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업자이지만,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자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올해 1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엡스타인에게 2012년부터 5년동안 1억5800억달러(약 1760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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