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챔프’ 버바 왓슨(43·미국)은 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꺼리는) 오사카를 이해하지만 기자회견은 직업의 일부다. 대중의 관심이 있어야 대회를 치를 돈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프계에서도 오사카의 인터뷰 거부가 이슈로 떠오른 건 테니스와 골프가 개인 종목이기 때문이다. 골프 선수도 테니스 선수만큼이나 미디어와 자주 만난다. 특히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12승을 거둔 왓슨처럼 유명한 선수는 대회 전 공식 인터뷰는 물론 매 라운드가 끝난 뒤 일정 시간을 미디어에 할애한다.
주의력 결핍 과잉활동 장애(ADHD) 진단을 받은 왓슨 역시 동료들이 ‘같이 라운드하기 싫은 선수’ 1위로 꼽았을 정도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왓슨은 “폐쇄된 공간도 싫고 고소 공포증도 있다.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는 게 주변에 너무 많다”며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기자회견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사카의 감정에 동감은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재미동포 미셸 위(32)는 오사카의 행동을 옹호하고 나섰다. 열 살 때부터 ‘골프 신동’으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살아온 그는 지난 2일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나 역시 매주 미디어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으면서 불안 증세를 느낄 때가 있었다”며 “오사카가 정말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선수가 자랑스럽다”며 “(인터뷰 의무 사항에 대해 대회 주최 측과 선수가)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달 30일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를 거부한 오사카는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벌금 1만5000달러(약 16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오사카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최 측에 기권 의사를 전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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