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아워홈은 주주총회를 열어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구지은 전 대표는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이사진의 신규 선임 안과 기존 경영진의 이사보수한도 증액 반대 등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 절차에 돌입했다. 아워홈은 올해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열지 않았지만, 구 전 대표 측이 요구한 주총 개최안을 법원이 허가하면서 오는 4일 주주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지은 전 대표 측은 약 20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 구성은 구자학 회장과 네 자녀, 유덕상 아워홈 대표이사를 포함 10명의 등기임원과 1명의 미등기임원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아워홈 정관 상 이사 수의 상한선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구 전 대표 측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면 곧바로 대표이사 교체 등 구 부회장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보복운전 혐의로 기소된 구본성 부회장의 해임 안건도 거론되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사 해임의 경우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구 부회장의 지분율이 38%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워홈 4남매 지분율 구성은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38.56%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어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지은(20.67%)씨가 각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세 자매가 세를 규합할 경우 합산 지분율만 59.55%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차녀와 삼녀는 같은 편에 섰지만 장녀의 움직임이 경영권 향방 가를 변수로 거론됐다. 아직 장녀 측은 명확한 의사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창업한 단체 급식 분야 1위 업체다. 1남 3녀 중 구지은 씨가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2016년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지은 씨는 자회사인 캘리스코로 이동하게 됐다. 이후 2017년 구지은씨는 구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안에 반대하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구미현 씨가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엔 구지은 전 대표 측이 구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씨의 아워홈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사 보수 한도 증액안을 반대하며 다시 분쟁에 불씨가 붙었다. 직후 아워홈이 캘리스코로의 납품을 전면 중단하면서 법정 공방을 펼쳐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일각에선 구 부회장이 PEF 등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백기사'를 구하거나 전격적인 회사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차준호 / 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3일(15: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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