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스스로 털갈이를 하지 못하는 까닭에 사람이 털을 손질해줘야 한다. 보통 2월 말부터 5월 말 사이에 1년에 한 번 털을 바짝 민다. 깎은 양모는 의류 소재로 사용되고, 양들은 여름철 피부병 예방 효과도 본다. 새끼들이 어미 젖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목가적 풍경이지만 양털 깎기를 모두가 아름답게만 본 것은 아니다. 털이 풍성하게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단칼에 쳐내는 모습에서 금융 지식이 모자란 대중을 상대로 작전 세력이 수익을 거두는 것을 떠올린 이도 적지 않았다. ‘양털 깎기’란 용어는 그렇게 나왔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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