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풍력발전타워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의 김성권 회장(사진)은 3일 덴마크 풍력 발전기 업체 베스타스의 미국 공장 인수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1억5000만달러(약 1665억원)에 베스타스 미국 공장 지분 100%를 인수했다. 김 회장은 “현재 미국 공장에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타워를 납품하고 있지만 공장 증설이 끝나는 후년부터는 연매출 1조원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한 세금 혜택을 늘리고 있어 공장을 인수한 것”이라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풍력발전타워를 베스타스에 판매하는 장기공급 계약도 이날 체결했다. 총 1조5000억원어치다. 씨에스윈드는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도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씨에스윈드의 가장 큰 고객사는 베스타스, 지멘스, 노르덱스-악시오나 등 3개사다. 이들 회사의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김 회장은 “베스타스 외 다른 고객사에 판매할 제품까지 생산하면 미국 현지 공장 매출이 회사 전체 실적에 더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씨에스윈드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1억5500만달러(약 1730억원)였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전년(7993억원)보다 21.23% 증가한 9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601억원) 대비 62.22% 늘어난 975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421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올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터키 등에서 자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씨에스윈드 제품의 강점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바다에 설치하는 해상풍력 타워는 정교함과 정확도 등 기술력 차이가 업체별로 큰 편이다. 바람이 센 곳에서 거대한 날개가 돌아가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면 타워가 쓰러질 수도 있다. 김 회장은 “17년 동안 전 세계에 1만2000여 개 타워를 판매했는데 지금까지 쓰러진 타워가 단 한 개도 없다”며 “정교한 기술력과 정확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2024년엔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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