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건설주는 저점을 딛고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경기가 회복하고 정책까지 공급 확대로 전환되면서 기대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건설주 상승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건설 경기가 회복을 넘어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건설주가 일제히 오른 것은 향후 2~3년간 건설 경기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3기 신도시, 2·4공급대책을 계기로 올해 분양 물량이 45만 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경기가 최악이었던 2010년(17만 가구) 대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해외 시장도 회복세다.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중심으로 수주가 살아나면서 작년 신규 수주(국내외 합산)는 사상 처음 200조원대를 넘어선 213조원을 기록했다. 교보증권은 최소 2~3년간 건설주가 양적·질적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메리츠증권은 내년까지 호황을 예상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는 약 69% 올랐지만 건설업종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7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주가 과거 평균 밸류에이션으로만 돌아가도 40~5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근거는 민간 수주 회복이다. 건설사들의 공공, 민간, 해외 부문별 비중은 1 대 2 대 1 수준이다. 민간 수주가 늘어나면서 상위 10개 건설사의 매출총이익률은 2010년 10% 수준에서 작년 15%로 확대됐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로 어느 정도 이익을 얻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교보증권은 아이에스동서와 대우건설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아이에스동서는 영업이익률이 17%대로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높다. 대우건설은 국내 최대 주택공급 업체이면서 국내 1위 LNG 건설사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매물로 나왔는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지방 건설사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역세권 개발 수혜를 볼 수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추천했다.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도 개발 시 주거지역 용적률을 7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공릉, 광운대 등지에 자체 개발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프리미엄 브랜드 ‘더에이치’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부채 비율이 105% 수준으로 업계 평균보다 낮고 현금을 1조50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증금으로 10% 수준을 내야 하는 20조원 규모 대형 정비사업도 수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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