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아이폰 이용자를 겨냥한 미래에셋페이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페이(pay) 시장에서 ‘무주공산’인 아이폰 이용자를 상대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미래에셋 계좌를 보유한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계좌 개설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독식해왔다. 2014년 애플이 애플페이를 출시했고, 이듬해 삼성이 뒤따라 삼성페이를 내놨다. 하지만 정작 애플페이는 국내에 상륙하지 못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은행을 대체하는 증권사에 한 걸음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하루평균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018년 657만 건에서 지난해 1454만 건으로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루평균 결제금액도 100% 넘게 늘었다. 별도로 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페이 보급 확대를 위해 근접무선통신(NFC) 결제가 가능하도록 ‘태그(tag) 스티커’를 결제 단말기에 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페이는 출시 초기 서비스 확장을 위해 기존 카드 단말기에서 결제할 수 있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을 활용했다. 카드 복사, 정보 유출 등의 보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가맹점이 별도의 NFC 단말기를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덕에 빠르게 이용객을 늘릴 수 있었다.
아이폰은 NFC 결제 방식만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지금까지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이유다. 미래에셋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핀테크 업체 올링크와 손잡고 태그 스티커형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가맹점은 수십만원에 달하는 NFC 단말기 대신 1000원 정도 하는 스티커만 부착하면 된다”며 “이 기술이 아이폰 간편결제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에셋페이의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데다 태그 스티커 방식으로 가맹점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서비스되지 않는 국내에서 어느 정도 대안이 될 만한 시스템”이라면서도 “주식 열풍에 증권사 고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증권사가 시도하는 결제 서비스의 성공엔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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