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으로 인덕원역이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에 계약을 취소하고 호가를 5000만원 올린 집주인도 있습니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B공인 관계자)
각종 교통 호재로 경기 의왕시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1호선 의왕역이 GTX 정차역으로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교통 호재가 알려진 데다 최근 상승세가 가팔라 아파트 매수에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 84㎡는 지난 4월 30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의왕시에서 처음으로 전용 84㎡ 매물이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돌파한 셈이다. 분양가(5억2830만~5억6830만원)보다 10억원가량 뛰었다.
2019년 11월 준공된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3층, 12개 동, 총 1774가구 규모다.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주변에 들어서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로, 분양 당시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인덕원역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걸린다. 포일동 Y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귀한 편이라 전용 84㎡ 호가가 최고 17억원까지 뛴 상태”라며 “아직 2년 보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집주인이 많아 매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의왕시 랜드마크 단지가 모여 있는 포일동·내손동의 아파트들이 인기다. 2009년 입주한 포일동 ‘호수마을위브1단지’(450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1일 8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2월 거래(8억1200만원)보다 5800만원 올랐다. 내손동 포일자이2단지(2540가구) 전용 137㎡는 지난달 26일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2월 12억92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추가 상승 기대에 ‘매물 잠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포일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한 투자자가 포일동 ‘인덕원마을삼성’ 전용 59㎡를 9억원에 사려고 했는데 GTX 호재를 들은 집주인이 곧바로 매물을 거둬들여 계약이 무산됐다”고 귀띔했다.
최근 들어서는 지하철 1호선 의왕역 인근 아파트 단지도 집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의왕시 삼동 ‘의왕파크 푸르지오’(1068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일 8억1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올 2월 초 기록한 종전 최고가(7억6500만원)보다 4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여기에 GTX-C노선 정차역 추가 지정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달 21일 마감한 GTX-C노선 사업 입찰제안서 접수 결과 인덕원역과 의왕역은 세 곳 컨소시엄(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제안서에 모두 포함됐다. GTX-C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삼성역을 거쳐 수원역까지 남북으로 관통한다.
매도 호가가 치솟아 인근 과천, 성남 서판교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 K공인 관계자는 “인덕원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과천 원문동 ‘래미안 슈르’ 전용 84㎡는 16억50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가능하다”며 “호가 급등으로 좀 더 지켜보자는 대기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TX-C노선 정차역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묻지마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본부장은 “GTX 호재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만큼 비슷한 입지와 시세 등을 꼼꼼히 비교하는 등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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