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되면 다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어 정치리스크까지 겹친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선 일본 주식이 세계 경제 반등에 힘입어 결국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이야말로 산업재·소비재 등 일본 경기민감주를 담을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백신 접종 지연이 일본 증시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일본의 1차 백신 접종률은 8.69%(지난 2일 기준)로 주요국 중 가장 낮다. 다음달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의 고질적인 정국 불안 문제도 겹쳤다. 현재 지지율이 내각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인 스가 총리는 올 하반기 중 의원 해산을 발표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오키 다이주 UBS웰스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는 올 하반기 일본 증시의 커다란 잠재 리스크로 정치 동향을 꼽고 있다”며 “짧은 기간 내 정권이 계속해서 바뀌는 시대로 돌아갈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일본 주식은 Z홀딩스(2억5862만달러)인데, 4월 이후 주가가 6.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매수 3위 소프트뱅크그룹(-12.03%), 9위인 W스코프(-15.78%) 수익률도 저조하다. 모두 성장주로 미국 금리 상승의 타격을 받았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의 백신 접종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제 접종이 시작된 일본 경기도 5월이 저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금리 상승이 미 경기의 견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영향이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일본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화낙, 닛폰유센, 혼다자동차, 스미토모전기공업, 미쓰비시부동산 등을 추천했다.
일본 주식은 국내 대부분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단 일본 거래소 규정상 100주씩 거래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를 한 번 매수하려면 약 100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확신 없이는 투자를 시작하기 어려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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