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이 초음속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뉴욕까지 3시간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초음속 비행 시대가 18년 만에 다시 열릴 전망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미 항공 스타트업 붐슈퍼소닉이 개발 중인 초음속 항공기 ‘오버추어’(사진) 15대를 주문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붐슈퍼소닉 초음속기를 최대 35대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항공기 매입 가격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버추어의 경제성이 신형 보잉 787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붐슈퍼소닉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2억7000만달러를 투자받아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2025년까지 초음속기를 만들어 이듬해 시험 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9년 여객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오버추어는 마하 1.7(시속 2080㎞)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마하 1은 공기 중에서의 음속인 시속 약 1200㎞에 해당한다. 마하 1보다 빠른 속도를 초음속이라고 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버추어를 타면 런던에서 출발해 뉴욕까지 3시간30분 만에 날아갈 수 있다. 지금은 7시간 정도 걸린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추어를 노선에 투입하면 1976년 취항해 2003년 10월 운항을 종료한 콩코드 여객기 이후 18년 만에 초음속 항공 여행이 재개되는 것이다.
다만 오버추어의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높은 비용과 안전 우려, 수요 부진 등 3대 난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콩코드를 운항했던 브리티시항공과 에어프랑스가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무엇보다 비싼 엔진 탓에 경제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붐슈퍼소닉은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협업해 콩코드보다 75% 효율적인 엔진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초음속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많은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붐슈퍼소닉은 지속 가능한 항공유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미 연방항공청(FAA)을 비롯해 각국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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