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맛집' 풀무원…제품가 인상에 비건시장 확대

입력 2021-06-04 17:24   수정 2021-06-05 01:31

풀무원의 주력 제품은 두부와 콩나물이다. 하지만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집에서 국이나 찌개를 잘 해 먹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장바구니에서 멀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찾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실적은 좋지 않았다. 푸드 서비스·외식 사업에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해외 법인도 적자폭을 줄였지만 손실을 냈다. 올해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해외 법인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대기업 구내식당 개방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글로벌 식물성 단백질 시장 공략
풀무원은 4일 3.32% 오른 2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말 이후 한 달여간 26% 올랐다. 1분기 실적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2분기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

풀무원은 올 1분기 매출 5806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62.4% 증가했지만 증권사 전망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주요 원자재를 나르는 해상 운임이 상승해 물류비 부담이 급증했고, 미국 법인이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 Spired)’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도 발생했다. 연초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가량 인상했지만 증가한 비용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시대 흐름에 맞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트스파이어드는 두부뿐만이 아니라 식물성 고기 등을 판매한다. 중국 법인에서는 식물성 단백질 밀키트 프랜드 ‘푸추팡’과 간식 브랜드인 ‘푸시우시엔’을, 일본 법인에서는 ‘토푸 프로틴’ 브랜드를 선보였다. 식물성 단백질과 간편식 시장의 교집합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 법인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법인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대기업 구내식당 개방 수혜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외식 부문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지난해 3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휴게소와 공항 등에서 정상적으로 식음료 서비스를 운영하지 못한 영향이다. 산업체, 관공서, 오피스, 학교, 병원 등에서의 급식 운영도 어려웠다.

올해는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7개 대기업은 지난 4월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열고 계열사나 친족 회사에 수의계약으로 맡겼던 구내식당 단체급식 물량을 경쟁 입찰로 돌려 중소기업 등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중견기업인 풀무원이 이번 조치의 수혜를 누리게 됐다. 최근 삼성그룹이 진행한 외부 급식업체 경쟁입찰 5건 가운데 3건을 풀무원푸드앤컬처가 따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5개 회사가 전체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었다”며 “시장 점유율이 5% 정도인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상위 5개사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브랜드 파워와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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