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토스의 유상증자에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투자는 산은 내 스케일업실에서 주도했다. 토스는 당초 2000억원 규모를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산은이 투자자로 나서면서 전체 투자 유치액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알토스벤처스, 페이팔, KTB네트워크 등이 곧 후속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토스는 이번 투자로 45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아 누적 투자금액은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토스의 ‘몸값’도 9개월 만에 세 배 수준으로 뛰었다. 토스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약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토스와 토스증권, 오는 3분기 출범하는 토스뱅크를 포함해 산정한 가치다. 지난해 8월 해외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206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3조원이었다. 9개월 만에 몸값이 2.6배를 넘었다.
산은이 토스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은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4대 금융그룹도 인터넷은행들에 잇따라 투자를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뱅크에는 우리·신한은행, 토스엔 하나은행이 투자했다. 인터넷은행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투자금은 계속 몰리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는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들이 뛰어들면서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말 TPG, 앵커에쿼티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각 은행이 모두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만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토스도 이번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을 토스뱅크 출범 준비에 투입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올해 인터넷은행들에 중금리 대출 비중을 높일 것을 적극 주문하고 있고 은행별 목표치를 받아 관리하기로 했다”며 “다른 은행들은 이미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해온 탓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지만 토스는 출범 전부터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대출 영업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연/정소람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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