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실리콘밸리 특파원입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이메일로 인사드린 이후 실리콘밸리의 개요와 정의, 위치, 인구 구성 등에 이어 이곳의 빅테크 기업들과 벤처캐피털에 취직했을 경우 받게 되는 연봉 등에 대해 차례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지난주 뉴스레터부터는 분위기를 조금 바꿔봤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률이 절반을 넘긴 미국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분위기입니다. 도로는 다시 막히고,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많이 보입니다. 학교는 일부 문을 열고, 식당에도 사람들이 가득 차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총 3회에 걸쳐 코로나 시국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움직임은 어땠는지, 그리고 이들은 다음으로 무엇을 준비하는지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첫회였던 지난주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 세계와 미국에서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전해드렸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선 미국의 상황에 더 집중해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지나간 상황을 숫자로 차근차근 되짚어보는 것도 우리가 모르는 미래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돼서 준비해봤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혹시라도 언급되는 실리콘밸리의 관계자들은 모두 익명임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여기선 개별 인터뷰가 금지돼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미국 VC들의 AUM은 2017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성장세는 계속됐다는 사실도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새로 설립된 VC는 54개였고, 이들이 설정해 새로 만들어진 펀드도 339개에 달했습니다. 이 새로 생긴 펀드들이 모금한 자금만 745억달러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이들 VC가 자금을 모아 돈을 넣은 곳은 미국의 어느 주일까요.
그렇다면 왜 캘리포니아와 뉴욕 매사추세츠 텍사스 워싱턴 등과 같은 주에 투자가 집중된 것일까요. 우선 캘리포니아엔 실리콘밸리가 있고, 뉴욕은 세계적인 금융의 중심지이며, 매사추세츠는 하버드와 MIT 등을 품고 있는 교육도시란 이유가 먼저 떠오릅니다. 텍사스는 유전이 많고 이와 관련한 테크 시장도 크며, 시애틀을 품고 있는 워싱턴도 스타벅스나 MS 아마존 보잉 코스트코 익스피디아 등이 탄생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 외에도 해당 주에 본사를 둔 VC들이 많다는 점도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 될 수도 있는데, 예컨대 1>스타트업이 많고 몰려 있으니 VC들도 많아졌다 혹은 2>VC들이 돈을 들고 자리잡고 있으니 스타트업들도 몰리게 됐다 등의 논쟁입니다. 시작이야 어땠든 둘다 맞다고 볼 수 있는데요. 미국의 주별 VC 본사가 그 증거 중 하나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워싱턴 텍사스 등의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VC들은 자금도 가장 많이 모았습니다. 다시 한번 실리콘밸리의 힘이겠지요. 지난해 캘리포니아 VC들은 펀드에 37억2637만달러를 유치했습니다. 2등인 매사추세츠(13억4500만달러)와 3등인 뉴욕(11억7081만달러) 4등 워싱턴(2억8092만달러) 등을 포함해 10등인 유타까지 합친 금액보다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주들은 투자의 대부분을 다른 주의 VC들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델라웨어는 지난해 투자금의 98.2%를 다른 주나 외국에서 받았고,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84.1%) 네바다(83.3%) 뉴저지(82.5%) 사우스캐롤라이나(77.8%) 등도 외부에서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주들입니다. 이들 주에 투자한 VC는 대부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더 설명할 필요없이 지난해 미국 VC 탑10 펀드를 첨부하며 오늘 뉴스레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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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독자님들, 오늘 하루의 시작도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 수요일엔 더 알찬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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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재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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