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롯데렌탈 등 렌터카 업체들이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기차에 호기심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총 20만여 대의 렌터카를 보유한 SK렌터카는 최근 2030년까지 보유 차량 전체를 친환경차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시작은 올해부터다.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980억원과 자체적으로 마련한 720억원을 더한 1700억원으로 4000여 대의 친환경차를 구입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한 1500대를 합해 연말까지 전기차 보유대수를 6500대 선까지 늘릴 예정이다.
소비자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기아 EV6와 니로EV, 현대차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르노삼성 조에EV 등을 모두 빌릴 수 있다. 주된 타깃은 월 단위로 차량을 빌리는 고객이다. 이들을 겨냥해 월 렌털료에 충전료를 포함시켰고, 전용 충전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대와 30대 젊은 소비자 중 상당수가 전기차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며 “전기차를 덜컥 구매했다가 후회하기 전에 렌털로 먼저 써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렌터카 22만여 대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의 전략도 동일하다. 지난 2월 발행한 녹색채권 발행으로 마련한 1900억원을 투입해 4000여 대의 전기차를 사들일 계획이다. 추가 구매가 마무리되면 이 회사의 전기차 보유 대수는 1만2000대 선으로 늘어난다.
롯데렌터카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아이오닉5, 기아 니로EV, 쉐보레 볼트EV, 테슬라 모델3 등 다양한 전기차를 보유 중이다. 월 대여료는 49만8000원(코나 일렉트릭 기준)으로 동급 차량과 비슷하지만 기름값이 안 들어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렌터카 업체들이 전기차를 늘리는 것은 ESG 평가에서 E(환경) 점수를 올릴 수 있어서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향후 중고로 팔 때 값을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렌터카 업체는 일반적으로 매입한 차량을 3~4년 정도 렌털한 뒤 중고차로 매각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